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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환 - 칼 폴라니 (홍기빈 역)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생각하다 보니 강상중 교수님의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던 게 생각난다. 한참 일이 힘들다 생각이 많이 들 때 알게 된 "고민하는 힘"과 "를 지키며 일하는 법"을 읽으며 알게 된 책 같다. 비겁하지만 두 책중 어느 책에서 알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아 두 책 모두를 적지만, 아무래도 후자의 책에서 읽었던 것 같다.

유럽 출신의 저자 칼 폴라니가 영국으로 망명한 뒤 너무나도 열악한 영국 노동자의 삶을 보고 받은 충격이 계기가 되어 저술했다는 이 책은, 왜 영국의 노동자는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되었다고 역자 주에서 읽을 수 있다.

노동자의 권리와 자리를 찾아가며 발전해 나간 유럽과는 달리, 영국은 스피넘랜드 법과 노동력을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는 개념으로 인해 노동자는 상품처럼 여져지게 되었다는 게 이 책의 설명이다.

옮긴 이 해제에서 설명된 아래의 글을 보면 당시 영국의 상황을 좀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새로이 나타난 값비싼 기계들은 인간의 기능을 대체하고 오히려 인간을 자신의 보조적 위치로 떨어뜨려버리는 것들이다. 생산 주체는 이 값비싼 기계가 되어버리고, 인간과 자연은 그 기계를 가동시키기 위해 들어가는 '투입물'이라는 위치로 떨어진다. (중략) 채산성을 유지하려면 기계 가동률의 증감에 따라 '투입물'인 인간과 자연은 저절로 그 투입량이 조절되어 호황시에 마음껏 구입했다가 불황 시에는 바로 잘라낼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결국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계 생산의 불가결의 요소인 화폐 - 사회적 구매력 - 또한 아무 때이건 원하는 만큼 사고팔 수 있는 '상품'처럼 취급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버트 오언은 국가와 시장의 개념의 위에 '사회'라는 실체를 발견하고, 인간을 시장법칙 앞에 내맡기거나 국가의 법령과 명령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회라는 실체를 강화하고 재구성 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오언의 주장에 영감을 받은 칼 폴라니는 결국 사회라는 실체와 인간의 자유, 가치, 이상이라는 목적을 틀어쥐고 국가와 시장을 앞서 말한 목적에 복무할 수 있는 기능적 제도로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책 본문을 읽어나가면서, 잡힐듯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뭔가 정리가 잘 되지 않았던 책이 뒤쪽의 역자 해제를 보면서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역자 주를 보며 앞에서 봤던 내용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정리를 하루 수 있을 정도로는 읽었음에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돈이 최고인 세계, 사람의 노동력이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 되는 시대가 돌아온 것 같은데 나는 이런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라고 강상중 교수는 이 책을 추천해 주었던게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