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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 - 다케쿠니 도모야스

이야기는 부산에서 시작된다. 일본인 저자가 부산에서 한국의 수산물 수출업자를 만나 이야기를 시작한 책은, 한국과 일본 사이 수산물로 얽힌 현재와 과거 이야기를 순서대로 풀어 나간다. 이 책은 출판 당시 구입 후 읽고 나서 한참만에 다시 읽은 책인데 워낙에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가 새로 읽기 시작하는 느낌으로 다시 읽을 수 있었다.
부산항에 얽힌 일제 강점기나 전쟁기의 이야기, 곰장어에 얽힌 수출입 이야기나 먹게 된 경위, 한국인의 밥상에서 없어선 안될 명태에 얽힌 이야기와, 식민지기 수산자원의 연구에 얽힌 이야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망라되어 있다.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읽기 어렵게 쓰인 책은 아니어서, 상식선에서 알아두면 생활 속에서 생선을 먹을 때 이야기 한 자락 할 수 있거나 이 생선에 얽힌 이야기는 이런이런 건 아닐까 하며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 정도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조선의 3대 재래 어업이 황해의 조기잡이, 동해 북쪽의 명태잡이, 남해의 대구잡이인 것도 알 수 있었고, 시장에서 보던 원산지가 '일본산'인 생선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에 대한 의문도 어느 정도 풀릴 수 있었다.
책의 출판시기가 2012년을 넘은 시기(2014년 출판)여서 동일본대지진 이후의 현황도 간략하게나마 언급되어 있다. 최근(2023년 8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하고 있는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산물 교류가 저리도 긴밀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라면 우리 밥상에 오르는 수산물들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 하는 걱정을 책을 읽는 내내 안 할 수가 없었다.
인접 국가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교류나 식민지기의 영향으로 서로의 나라에 준 영향, 사고로 끼치는 주변국으로의 영향까지 많은 것들이 얽힌 한국과 일본의 수산물의 현재를 보면서, 모든 건 단순하게 하나만 놓고 생각할 수 없고 복잡한 사정들이 엮여있구나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추가로, 이 책의 저자가 얼마 전 읽은 '한국 온천 이야기'의 저자라는 게 신기하기도 했었다. 이 작가가 다루는 주제들이 내가 관심이 많은 주제들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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