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히 읽어야 겠다고 리스트업 해놓았던 책들을 구해 읽고 있는데, 이 책도 그런 책들중 한권이다. 예전에 한참 신문보던 시절 리스트업을 해 놓은걸 이제야 보다니, 한 10년은 된 것 같다. 그래도 틈틈히 관심있었던 책들을 읽어나가는건 즐거운 일.
그 중에서도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한일관계사에 관련된 책들이 많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패전한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떠나며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과 사건 사고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학술적인 자료들과 내용으로 어렵게 쓰여진 책이기 보다는 읽기 쉬운 교양서 형태로 집필된 책이라 보기에도 편하다.
내용의 대부분은 종전 후 입장이 바뀐 일본인과 한국인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일본인과, 미군점령지인 남한과 소련군 점령지인 북한의 일본인 송환 정책의 차이, 산업시설의 파괴와 일본인들이 송환되기 전 경제적인 교란을 일으켰던 이야기들이 예를 들어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중 인상적인 내용은 패전 후 송환되는 자신들의 처지는 안타까워하고 힘들어 하지만, 왜 패전을 하게 되었는지, 자신들은 어떻게 한국에 들어와 살 수 있게 되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그저 패전 후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나 귀환과정에서의 힘듦만을 강조하는 자세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자기들만의 나라를 만들어 놓았으면 시야에 들어오는 조선 사람들은 별로 있지도 않은 상태로 게이조(경성부)를 그리운 고향으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고,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지금 자신의 처지 조차도 정상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렵지도 두껍지도 않은 책이지만 한번쯤은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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